책(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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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시선 : 딱 광고만큼만 천박하게 딱 광고만큼만 깊게 - 글 박웅현,사진 박규호
시선 1 낯섬 모르는 것은 흡인력이 강하다. 처음 보는 풍경은 자극으로 충만하고, 그래서 낯선 도시에 가면 오감이 바빠진다. 우리의 시선은 낯선 거리를 편식한다. 시선 2 익숙함 단순 작업을 반복할 때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매일 오고 가는 익숙한 거리, 매일 만나는 익숙한 풍경, 그 익숙함에서 비로소 잡히는 시선들. p.109 잎이 많을 때, 새둥지는 보이지 않는다. 잎이 많이 떨어질 수록 새 둥지가 선명해진다. 하고픈 말이 많을때, 메시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고픈 말을 버릴수록, 메시지가 선명해진다. p.119 인생에는 봄 날이 있다. 그 때 만난 사람은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 하나가 아니다. 온 세상을 다 담고 있는 오직 한 사람이다. 몇년 전 메모지에 적어두었던 책에서 베낀 글들... 마지..
2008.06.09 -
<책> 레아의 감성사진
레아의 감성사진 - 빛으로 물든 세상을 찍다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이 책과 다른 사진에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디카를 사고, 토이카메라라고 불려지는 작은 필름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던 때가 떠오르곤 합니다.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사진실력은 여전히 모자란 탓에 이런 종류의 책들을 보면 한번씩 읽곤 합니다. 이젠 꽤 여러권을 읽어본 탓인지 내용이 아주 새롭거나 큰 감동 같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책 내용중의 한 부분이 꽤 마음에 드네요. p.197 더 어두운 실내에서 셔터 스피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도 대답하기에 얕은 심도의 사진이 주는 매력은 너무도 강하고 아름답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그것이 기쁨이 되었건 아픔이 되었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2008.05.25 -
<책>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 : 모악산에서 날아온 편지 - 글 그림 박남준
'작고 가벼운 것들이 눈물겹지. 더 가볍고 아주아주 작아져서 그때는 괜찮을거야. 그때까지만 기다릴 거야. 벌써 많이 괜찮아졌어. 곧 겨울이 올거야.' 가끔씩 편지라는 이름을 붙인 혼잣말들을 적곤 합니다. 때때로 누군가에게 이메일이나 우편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들은 있지만 미천하다 싶을 정도의 글솜씨를 지닌 저로서는 차마 보내지는 못하고 마음 한 켠에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합니다. 최근 읽고 있는 책들이 주로 수필이나 산문들이어서 그런지 종종 시인들이 쓴 긴 글들을 보게 됩니다. 워낙에 '시'와는 첩첩산중 담을 쌓고 살아가는 취향인지라 어떤 책을 다 읽고나서 저자의 약력을 본 뒤에야 "아. 이사람이 시인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시인 박남준이 모악산 한 켠에 집을 지어놓고 혼자 생활..
2008.04.13 -
<책> 사랑이라니 선영아 - 김연수
김연수님의 소설입니다. 예전일기에서 책을 읽고 적어두었던 것을 옮겨보고 싶어서 올립니다. 아마 2002년 내지 2003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전 싸이월드의 책 클럽에 소개되었던 책이었습니다. 김연수라는 작가를 모르고 있었지만,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의 학번들이 보면 공감할만한 작가라고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사랑이야기라고 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선영이의 결혼식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선영과 결혼한 광수는 결혼식이 끝나고 기념촬영때 신부가 들고있는 팔레노프시스꽃으로 장식된 부케의 오른쪽 끝부분이 망가진 것에 신경이 쓰입니다. 더구나 친구 진우의 축하노래나 농담에도 계속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때 진우와 선영이 사귀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왠지 모를 질투가 점점 커져만 갑니다. 한..
2008.04.13 -
<책> 해피 파인더 - 이요셉 지음
이요셉 님이 쓰신 사진 에세이집 입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잘모르겠네요. 주변에 항상 계시지만 평범해서 주목을 받지 못하시던 분들의 이야기 입니다. 서른번째 만남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네요. 삶이 그렇듯, 현실은 꿈꾸는 데로 가만 놔두질 않기 때문입니다. 꿈과 현실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 경제적인 현실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처럼 폼 나진 않지만 틈나는 대로 생선가게에 나가서 일을 합니다. 마음이 없는 길이라면 막상 기회가 와도 걷지 않지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길이라면 막아서도 결국은 갈 길입니다. 맞습니다. 마음이 없는 길이라면 기회가 와도 제대로 걷지 않겠지만, 진정 자신이 원했던 길이라면 누가 막아서더라도 결국은 걸어갈 것입니다. 오늘따라..
2008.04.13 -
<책> 모순 - 양귀자
그랬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 삶에 대해 졸렬했다는 것, 나는 이제 인정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 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양귀자 '모순' 중에서 - 양귀자 님의 소설 모순 초반에 나왔던 글이다. 초반부에 이렇게 인생에 대한 정의를 내려놓고서 맨 마지막 부분에 다시 수정을 한다. 처음에 써 놓은 것이 맞을까? 마지막이 맞을까?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인생을 전 생애를 걸고라도 참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으로 보고 싶다.
200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