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09. 1. 18. 23:59Ordinary Day

                                                                      <Olympus E-1 with ZD 14-54>


낯선 곳, 낯선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구경꾼으로의 가벼운 혼자됨.
새로운 세계와 감각 그것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시계.
지나온 일들과 다가올 일들 사이의 얇지만 튼튼하고 즐거운 경계.
시간을 이동할 수 없는 인간이 가장 넓은 범위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건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을 경험하는 순간이 아닐까.
그래서 여행은 인생을 가장 길게 사는 방법이니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끔은 그 확장된 삶의 경계에서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가능성의 언저리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꽤 짙은 농도를 지닌 특별한 만남을 말이다.

- 스타의 연인 제 4화 유지태의 독백 중에서 - 


휴일 저녁 늦은 시간 수원에서 서울로 전철을 타고 올라온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다가 살짝 졸음에 겨워 눈을 감았다.
이것이 한잠 자고 일어나면 파란 바다가 보이는 강릉행 야간열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속 인형이 갖고 있는 가방처럼, 가볍게 혹은 조금은 무겁게 가방을 챙겨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한겨울 더 차갑고 파랗게 보일 것 같은 바다와 인적이 없어 삭막할 것 같은 백사장이 보고 싶어졌다.
이번달 마감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