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와 난 자리.,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알 수 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주 친구들이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고 3박 4일간 실컷 먹고 마셔가면서 제주도의 이곳 저곳을 빨빨거리고 돌아다녔었습니다. 제주에 내려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니며 식사를 하고 구경을 했던 것은 한 손으로 충분히 꼽을만큼 적었었기에 이번 친구들과의 여행은 아주 즐거웠었습니다. 이 곳 제주에서 제게 가장 부족한 결핍을 느끼게 했던 것이 바로 사람이었기에 더 그러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3박 4일을 보내고 지난 토요일에 공항에서 아슬아슬하게 친구들을 떠나 보냈습니다. 토요일에는 그동안 가지고 다녔던 짐들을 정리하고 입었던 옷들을 빨래를 하고 했더니 금새 피곤해져 잠들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일요일이 되자 왠지 모를 허기가 강렬하게 느껴졌었습니다. 밥을 먹어도 금새 배고파지고 만족스럽지가 않았었습니다. 3박 4일간 먹고 다니면서 찌운 몸무게가 얼마인데 허기라니.. 아마도 함께 있던 친구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다시 혼자 제주에 남겨졌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시난다라는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계속 지내다보면 가끔씩 느끼게 될 감정일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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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엔 시원한 바닷가가 최고의 피서지겠지요.
너무 자주 다녀서 식상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제게는 최고의 바다 인 것 같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부불리나 스페셜' 이라는 낯설은 음료수와 함께 잠시 책을 읽다가 바닷가를 산책했었습니다. 아마도 이 상황에 같이 할 사람까지만 있었다면 최고의 휴가라 말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음료수,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음료,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자전거,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저녁노을,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저녁노을,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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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방영한 인간극장에서는 4년전에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고 있는 한 부부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광고회사에 다니던 남편, 책표지 디자인을 하던 아내, 그리고 이제 갓 100일이 된 '연두' 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딸아이가 주인공 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결혼 후 제주도에 내려와서 남편은 프리랜서로 책표지 디자인 일을 하고, 아내는 살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정해진 출근 시간이 없는 프리랜서라 남편은 낮에 서귀포 쪽 바닷가에서 스노쿨링을 즐기며, 자연과 벗삼아 지내면서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아내는 그러한 남편의 삶을 존중해주고 동참해주는 일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부부들이 제주에서 지내는 모습에서는 아주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제주에 내려와 있는 이주민들이 즐기는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어 졌습니다. 다만 특별하다는 것이 있다면, 제주에서도 생업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었겠지요.

제주도에 내려와서 앞으로 제주도에서 살아가려 할 때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직업입니다.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살 때와 같은 생활을 기대하며 내려오진 않았지만, 지방이고,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아래 이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게 됩니다. 뭐 저도 지금 한참 고민중인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주 내내 아침에 방영된 이 방송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든 상황들 중에 딱 두가지가 부러웠었습니다. 하나는 제주에 내려와서 적게 벌지만 생업을 이어가면서 제주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남편이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에 기꺼이 동참해서 같이 살아가는 아내였습니다. 지금 한참 고민중인 일들에서 문제되는 것 중 한가지가 제가 혼자라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대로 제주에 내려와 제주에서 지내는 것에는 혼자라는 자유가 도움이 되었었지만,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고 정착하는 일에는 오히려 단점이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방송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작정 제주의 삶을 동경해서 내려와보는 일을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적게 벌고 불편하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는 몇가지 사소한(?) 문제들만 해결되고 나면 "날마다 소풍" 처럼 지낼 수 있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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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 - 글.사진 김영하, originally uploaded by Where the wind stays.

처음에는 여행자가 여행안내서를 선택한다. 그러나 한 번 선택하면, 그 한 권의 여행안내서가 여행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여행자는 여행안내서 한 권의 체제에 익숙해지기에도 힘이 든다. 어떤 여행안내서는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비로소 그 체제를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여행안내서들은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여행자들은 그 안의 일부만을 몸소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즉, 여행자는 여간해서는 자신이 선택한 책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여기에서 우리는 '텍스트의 바깥은 없다'는 롤랑 바르트의 말을 다시 한번, 이상한 방식으로 떠올리게 된다. 여행안내서는 분명 책이다. 그리고 책의 어떤 속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여행안내서는 마치 책에 관한 모든 금언을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 김영하 '김영하 여행자 도쿄' 중에서

어쩌면 지난 포스팅 중에 같은 구절을 써놓고 이 책을 소개한 포스팅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책은 빌렸던 책이라 책에 밑줄을 긋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마 마음 속 혹은 머리 속 어느 구간쯤에 밑줄이 그어져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여름. 마침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주는 바닷가에서 책을 읽는 느낌은 각별했다. 특히 어려운 책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여행책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순간 책 속의 여행이 부럽지않은 것도 오랫만의 일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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