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FG

2009. 2. 8. 23:40Ordinary Day






                                                                             <Olympus E-1 ZD 14-54>

이번에 새로 제게 속해진 Nikon FG Nikkor 50mm 1.4 Lens 입니다.
어릴 적 워낙 사진 찍히기 싫어했었던 저(동네에서 유명했습니다. 돌사진도 없고, 아주 어릴적 찍은 사진들 대부분 동네누나가 잡으러 다니던 사진들이었습니다.ㅡㅡ;;) 때문에 부모님께서 그리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지도 못했었고, 얼핏 기억에 수동카메라가 하나 있었으나 고장난 후에 이사다니면서 버렸던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자동 카메라도 하나 있었으나 그 역시 동생의 수학여행때 증발해버렸습니다.
간혹 사진 동호회에서 장롱 카메라 라면서 소개를 하는 것이 정말 부러웠었습니다. 우리집에도 하나쯤 있었다면 좀 더 일찍 사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지금도 부자는 아니지만 빈곤했던 시절 몇달간 점심을 굶어가며 작은 디카를 처음 장만할 때도 금전적인 이유로 아쉬움을 가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뭐 나름 고생하면서 사진 생활에 접어들었었기에 지금껏 포기하지 않고 취미생활로 되어 버린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장롱 카메라에 대해 애착을 가지다 보니 같이 사진을 찍는 친구와는 종종 "우리는 나중에 장롱카메라로 E-1 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자." 라는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아이가 싫어할 지는 몰라도 말이죠.^^;;
아무튼 최근에 작은 아버지께서 집에 한번 들려서 카메라 좀 보고 가란 말씀을 했었습니다. 고장난 필름카메라 인데 보고 괜찮으면 가져가란 말씀이셨죠. 맘 같아서야 말씀하신 그날 바로 댁에 찾아갈까도 싶었지만, 일주일 쯤 있다가 댁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카메라 Nikon FG 였습니다. 겉 상태는 엄청나게 깨끗하게 보관을 해오셨으나 스폰지가 녹아있고, 미러가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고, 셔터도 눌리지 않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작은 아버지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가지고 와서 어제 샵에 맡겼습니다. 미러나 셔터는 다행히 고장이 아니었고, 배터리와 스폰지를 교체하고 오랫동안 렌즈 사용이 없었기에 렌즈크리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래되서 미끄럼 방지고무가 부서지던 스트랩을 가까운 곳에서 새로 달아주어서 이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늦은 시간에 돌려받아 아직까지 필름 한롤을 다 소모하지 못해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기능도 익숙치 못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Yashica FX-D와 또다른 셔터감이라 어색하기만 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당분간 익숙해지려면 야시카 대신 이녀석을 데리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집어넣은 필름을 다찍고 현상해본 후에 어떤 느낌인지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미련하게 테스트 필름을 36컷짜리로 집어넣어버리고 말았습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