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의 나는, 내가 다니고 있는 길의 주변의 것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다. 길 가에 자연스럽게 피어있는 꽃들, 혹은 풀들, 혹은 누군가가 심어놓은 것이라도 내 눈에 달라보이고, 혹은 예쁘게 보이면 무조건 셔터를 누르곤 했었다. 버스를 타고 안양을 지나 서울로 가는 길에 간혹 신호등 위 혹은 횡단보도를 밝혀주는 전등위에 사진에 있는 작은 새가 앉아있었다. 볼 때마다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쉽사리 버스에서 내릴 용기가 나지는 않았었다. 그렇게 몇 해를 보내다 문득 고작 몇 백원의 버스 요금 때문에, 고작 10여분의 시간 때문에 바라만 보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버스에서 내리게 되었다. 신호등을 두 세번 정도 건넜을까? 몇 장의 사진을 찍기위해 횡단보도 위를 왔다갔다 지나 다..
200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