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행할 권리 - 김연수 <창비,2008>
후사꼬 할머니는 버클리는 참으로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날씨도 좋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곳. 내게 버클리에 살면서 글을 쓰라고 권유했다. "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주 긍정하는 말은 아니고 적당히 맞장구 치는 말을 했더니 후사꼬 할머니가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 모든 건 너에게 달린 문제다. 네가 여기서 살고 싶다면 너는 여기서 살 수 있다." " 아니, 비자문제도 있고." 내 말에 후사꼬 할머니는 눈가의 주름이 보이도록 웃으면서 " 그게 무슨 상관이냐?" 며 반문했다. " 지금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한때는 모두 불법 체류자들이었어. 그런 건 상관없다. 네가 살고 싶다면 너는 살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버클리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은 이처럼 간단했다. 먼저 자신이 원하..
2009.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