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4 <책> 시대의 우울 - 최영미

2010. 1. 24. 03:20



최영미 님의 책 '시대의 우울 : 최영미의 유럽일기' 입니다. 이 책은 최영미님께서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그 도시의 미술관 혹은 어떤 작가의 미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 입니다. 오랫만에 도서관에 갔다가 찾는 책들이 없어 책 제목들만 읽고 있다가 갑자기 떠오른 글이 있어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떠오른 부분은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본 것이었는데, 그 전에 책을 읽었으면서도 영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찾아봐야지라는 생각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지금의 제 생활이 어중간한 여행자와 비슷해서 그런지 공감되는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점점 내 자신에 근접해갔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내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얼마짜리 방이면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기차를 타고 미지의 도시에 다가갈 때의 느낌은 서투른 연애의 매커니즘과 비슷한 데가 있다. 우리가 어느 한 장소의 혹은 한 사람의 본질을 가장 잘 깨닫게 되는 것은 그 속에 머물 때보다는 오히려 그것에 다가갈 때, 혹은 그것을 떠날 때인지도 모른다.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경험할 것인가, 아니면 환멸을 맛볼 것인가는 어느정도변덕스런 날씨나 그때그때 당신의 컨디션과 같은 우연의 폭력에 의해 좌우된다."





"왜 여행을 하는가가 화제에 올랐다.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 "내가 뭘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서." 우리는 각각의 이유를 댔지만, 생각건대 그 두 개가 결국은 같은 말 아닌가. 자기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 알면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