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행할 권리 - 김연수 <창비,2008>

2009. 8. 21. 23:30


후사꼬 할머니는 버클리는 참으로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날씨도 좋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곳. 내게 버클리에 살면서 글을 쓰라고 권유했다.
"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주 긍정하는 말은 아니고 적당히 맞장구 치는 말을 했더니 후사꼬 할머니가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 모든 건 너에게 달린 문제다. 네가 여기서 살고 싶다면 너는 여기서 살 수 있다."
" 아니, 비자문제도 있고."
내 말에 후사꼬 할머니는 눈가의 주름이 보이도록 웃으면서 " 그게 무슨 상관이냐?" 며 반문했다.
" 지금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한때는 모두 불법 체류자들이었어. 그런 건 상관없다. 네가 살고 싶다면 너는 살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버클리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은 이처럼 간단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삶만 알아내면 된다. 그 다음에는 그냥 살면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 김연수 님의 여행할 권리 중에서 -

책의 주요 내용은 국경, 혹은 경계선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위에 적어놓은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옮겨 보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은 무엇을 원하는지만 알고 있으면 그대로 살면 된다는 말이 요즘 어딘가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던 제게 답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것 저것 하지 못하는 이유들만 찾지말고,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정답이라는...

글쎄요...그래서 아마도 전 한동안 어딘가로 떠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이 제가 진정 원하던 일이었기만을 바랄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