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의 집

2010. 4. 30. 23:30발걸음 제주.


우도에 있는 빨간머리 앤의 집입니다.  1층은 차와 수제 쵸콜릿, 그리고 캐나다에서 가져온 빨간머리 앤의 기념품과 소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고 2층에는 빨간머리 앤 출간 100주년 기념홀과 여류 작가들의 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층 한쪽에는 '소섬바다 우체국' 이라는 이름으로 우편함과 테이블이 있어서 편지나 엽서를 쓸 수 있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지난번 2층 구경을 하고나서 5월 달력과 엽서는 꼭 이곳에서 쓰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방이라는 형식은 아니었지만, 테이블에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라던가,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저만의 서재를 꾸민다면 이런 곳, 이런 채광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생겼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테이블에 앉습니다. 창문들 사이 모서리를 보니 박경리 선생님에 관한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대학시절 박경리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토지'를 제대로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었습니다. 왠지 이런 분위기에서는 '작품'이라 불리워질만한 글을 써야할 것 같았었는데, 전 그저 5월에 보낼 엽서를 적고 있었습니다.

제주도 여행중에 우도에 들릴일이 있으시다면 한번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차도 한 잔 마시고, 2층에 올라가서 여행중에 생각났던 지인들에게도 좋고, 보낼 사람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오랫만에 스스로에게 여행에서 느꼈던 기분들에 대해 적어서 우편으로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또한 추억이 되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