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 날마다 소풍 : 적게 벌어 행복해지는 법

2010. 8. 6. 23:30Ordinary Day









이번주에 방영한 인간극장에서는 4년전에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고 있는 한 부부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광고회사에 다니던 남편, 책표지 디자인을 하던 아내, 그리고 이제 갓 100일이 된 '연두' 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딸아이가 주인공 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결혼 후 제주도에 내려와서 남편은 프리랜서로 책표지 디자인 일을 하고, 아내는 살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정해진 출근 시간이 없는 프리랜서라 남편은 낮에 서귀포 쪽 바닷가에서 스노쿨링을 즐기며, 자연과 벗삼아 지내면서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아내는 그러한 남편의 삶을 존중해주고 동참해주는 일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부부들이 제주에서 지내는 모습에서는 아주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제주에 내려와 있는 이주민들이 즐기는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어 졌습니다. 다만 특별하다는 것이 있다면, 제주에서도 생업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었겠지요.

제주도에 내려와서 앞으로 제주도에서 살아가려 할 때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직업입니다.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살 때와 같은 생활을 기대하며 내려오진 않았지만, 지방이고,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아래 이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게 됩니다. 뭐 저도 지금 한참 고민중인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주 내내 아침에 방영된 이 방송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든 상황들 중에 딱 두가지가 부러웠었습니다. 하나는 제주에 내려와서 적게 벌지만 생업을 이어가면서 제주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남편이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에 기꺼이 동참해서 같이 살아가는 아내였습니다. 지금 한참 고민중인 일들에서 문제되는 것 중 한가지가 제가 혼자라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대로 제주에 내려와 제주에서 지내는 것에는 혼자라는 자유가 도움이 되었었지만,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고 정착하는 일에는 오히려 단점이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방송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작정 제주의 삶을 동경해서 내려와보는 일을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적게 벌고 불편하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는 몇가지 사소한(?) 문제들만 해결되고 나면 "날마다 소풍" 처럼 지낼 수 있는 곳이니까요.^^